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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밴드 연습실 음악

1. 레인보우 밴드

요즘 내 생활은 거의 레인보우 악단 중심으로 돌아간다. 뭔가에 빠지면 만사를 제쳐두는 성미라, 자나깨나 트럼펫만을 생각하고 불어댄다. 당연히 글쓰기는 물론이고 책조차 단 한쪽 읽을 여유가 없을뿐더러 읽고싶지도 않다. 근자 만나는 사람도 레인보우 단원뿐이다. 한 주에 두 차례는 반드시 레인보우 연습실을 찾는데, 맘 같아서는 맨날이라도 불고싶다. 최근에 입단한 단원 한 분이 마침 정년을 하신 분이라 널널한 시간에 맨날 트럼펫을 불들고 있다. 아이고, 언제 나도....

어제는 레인보우 밴드 연습날. 한동안 연습에 몰두하던 옆자리 C선생께서 "이거 멋진 곡이예요"하면서 악보를 펼치셨다. 가만보니 <You raise me up>이 아닌가. 단순한 선율인데도 부드러움과 섬세함이 멋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반복해서 들어도 싫증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여하튼 트럼펫 특성과 너무 잘 맞는 곡이다. 아, 이 정도 연주하려면 대체 얼마나 노력해야할까.일단 부딪쳐볼 일이라 악보부터 복사했다

2. 제임스 라스트 악단

지난 80년대 중반, 마침 내한 공연 중이던 만토바니 악단의 전주 연주회에 간 적이 있다. 자타가 인정하는 최상의 악단이라 내심 기대가 컸지만, 실망스럽게도 트럼펫은 단 한 대뿐이고, 단원이래봐야 스무 명도 채 안되는 작은 규모였다. 그런데도 저토록 대단한 사운드를 낼 수 있다니 놀랍기만 했다. 하기사 세계 최고의 빅밴드이니 더 말해 뭣하랴. 만토바니, 프랑크 퍼셀, 헨리 만시니, 폴 모리 등 유수 악단 가운데서도 제임스 라스트 악단은 비교적 소규모에 속하지만 이들만이 내세우는 특별한 강점이 있다. 브라스에서 분출되는 화려하고 강력한 사운드가 바로 그것.
 
일반적으로 120명 규모의 대편성 교향악단이라도 트럼펫은 3대(3관편성)미만이 보통인데, 제임스 라스트 악단의 트럼펫은 자그마치 다섯 대나 된다. 여기다 세 대의 트럼본까지 가세되니, 그야말로 금관악기의 화려함과 장중한 사운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내 자신이 트럼펫을 분 탓에 자연히 제임스 라스트 악단의 연주를 좋아할 수밖에 없었는데, 원양어선 시절 폴리도르 LP를 세 장씩이나 구입한 적이 있다. 오랜만에 제임스 라스트 악단의 연주를 다시 듣자니 감회가 새롭다. 어떤가, 모든 파트가 다 훌륭하지만 그중에서 트럼펫 연주가 더욱 특별하지 않은가?

3. 트럼펫터 최종엽의 연주(* 아래 <You raise me up>연주자)

사람 목소리가 모두 다르듯이 트럼펫 소리 또한 연주자에 따라 제각각이다. 금속성 날카로운 소리, 둔탁한듯 허스키한 소리, 애절한 소리, 밝은 소리, 맑고 투명한 소리 등등. 지금 연주되고 있는 최종엽씨의 트럼펫 소리는 트럼펫 특유의 금속성 날카로움과 서정성이 잘 조화되어있다. 어떤가, 니니로소가 떠오르지 않는지....

4. 차주헌의 연주(* 연주곡 : 김인배 작곡 <내 사랑>)

음악만이 지닌 독특한 분위기와 정서가 있다. 우울할 때 이 동영상을 보면 답답했던 기분이 스르르 풀리니 말이다. 사실 곡 자체는 단순하고, 바람까지 심하게 부는 야외촬영이라 트럼펫 소리, 바람 소리가 뒤섞여 어수선한 분위기인데도 묘하게 끌린다. 단순한 선율이 의외로 가슴에 와닿고, 어눌한 듯한 연주가 곡 분위기와 잘 어울린 탓이다. 더구나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한 나들이라니! 트럼펫 선율도 선율이지만 '사모' 라는 한문투 단어도 투박한 연주솜씨와 걸맞게 순박한 느낌이다. 아마 세련된 프로 연주자였다면 오히려 감동이 덜했을 게다.

며칠 전에 '테멘아트'에 계시는 조한경 교수의 주선으로 중고 반주기(은성 워크미디어)를 구입했다. 이제 막 손에 들어온지라 아침저녁으로 줄창 트럼펫만 불어대고 있다. 역시 아마추어 연주자에겐 반주기가 필수다. 왜 이제야 구입했을까 후회막급이지만 뭐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그런데 무려 12,000여곡이나 수록된 반주기건만 공교롭게도 <내 사랑>은 물론이고 요기 아래 어떤 소녀가 연주하는 <밤하늘의 트럼펫>도 수록되지 않아 여간 안타까운게 아니다. 여기저기 수소문해봤지만 도무지 악보를 구할 수 없으니.....대체 내 사랑 악보는 어데서 찾아야하며 반주는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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